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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재능

배드민턴라켓과의 인연(ft. 전국 D조에서 B조 승급까지)

by 홍가네농원 2021.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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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라켓과의 인연(ft. 전국 D조에서 B조 승급까지)

배드민턴라켓과의 인연은 초등학교로 거슬러 올라간다. 매주마다 있던 특별활동에서 배드민턴반에 들어가면서부터 나와 배드민턴라켓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그 당시에는 배드민턴에 대한 룰을 비롯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아는 게 없었지만 셔틀콕이 네트 너머로 왔다 갔다 하는 게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이후로 중학교 특별활동 시간에도 배드민턴반에서 활동하고 친구들과 종종 주말 새벽에 일찍 일어나 실내 체육관에 배드민턴을 치러 가곤 하였다.

 

그때는 무슨 열정이었는지 동이 트지 않은 첫새벽 겨울에도 손전등 없이 손을 호호 불어가며 자전거 하나에 의지해 20~30분을 내리 달려 체육관에 가곤 하였다. 

 

배드민턴 클럽 회원분들과도 운 좋게 게임을 할 수 있던 적이 종종 있었다. 또래에 비해 실력이 비교적 나아서 그랬는지 클럽 회원분 한 분이 배드민턴 선수 한번 할 생각 없느냐고 진지하게 물어보신 적도 있었다. 

 

배드민턴을 재미있는 운동으로만 생각했던 그 당시에는 배드민턴 선수에 대해 조금의 생각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같았으면 그 당시 배드민턴 선수로 진로를 정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이런 상상도 잠시 해보곤 했다.

 

대학교 시절에는 여느 학교처럼 교양과목에 배드민턴이 있어 물 만난 물고기처럼 주저 없이 수강을 했고 운 좋게도 성적 또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전공과목 성적이 약간 비틀거릴 때 나름의 구세주인 스포츠 교양과목으로 균형을 맞추기도 하였다. 

 

나 홀로 배드민턴 대회에 출전한 적도 있었다. 경기도권 대학교 동아리에서 주최한 배드민턴 단식 대회에 준비도 없이 무모하게 혈혈단신으로 출전하여 쓰라린 패배를 맛보기도 하였다. 

 

대부분 동아리에서 팀 단위로 출전을 하는데 그 당시에 내가 소속된 대학교에는 별도의 배드민턴 동아리가 없어 나 홀로 출전했던 모습이 안쓰러웠던지 주최 측에서 나름의 배려를 많이 해주었다.

 

본격적인 배드민턴라켓과의 인연은 군 전역 후 시작되었다. 집 근처 체육관의 배드민턴 클럽에 등록을 하고 체육관 마룻바닥이 마르고 닳도록 연일 배드민턴 게임을 하면서 실력이 조금씩 향상되었다. 

 

전국대회 두 번 참가만에 가장 어렵다던 D조에서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사실 아마추어 리그에서는 A조 선수들이 가장 출중한 실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생활체육 동호인 배드민턴 선수들의 실력과 대회 경력 조회가 그 당시에는 사실상 불가능해 자신의 실력은 숨기고 가장 낮은 단계인 D조에 출전하는 고수들도 종종 있었다. 그래서 항간에는 동호회 대회 진정한 우승은 D조 우승이다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었다. 

 

우승의 기운을 계속 이어가자며 동호회 복식 파너트와 곧이어 전국대회 C조에 도전했으나 컨디션 난조와 시합 중 배드민턴 코트에 무심코 들어온 관객과의 충돌로 인한 충격으로 제대로 된 게임도 못해보고 아쉽게 예선에서 탈락하였다. 

 

이때의 충돌 트라우마로 경기전에 항상 주위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행여 배드민턴 코트에 조금이라도 가깝게 사람이 있으면 안전한 거리로 이탈시킨 후 경기를 진행하곤 하였다. 

 

마침내 두 번째 도전한 전국 C조 경기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전국 B조로 승급할 수 있었다. 이후 전국 B조 경기에 출전했지만 높은 벽을 체감하고 전국단위 경기에는 출전을 자제하였다. 아직 준비가 덜되어 있었다. 

 

전국대회에서 사용한 배드민턴라켓은 비교적 단촐하였다. 아쎄라는 브랜드의 마하16이라는 초경량 배드민턴라켓으로 입문해 D조, C조에서 각각 우승, 준우승을 할 수 있었다. 

 

초경량 배드민턴라켓은 초보자가 비교적 다루기 힘든 배드민턴라켓으로 분류되지만 오히려 묵직한 배드민턴라켓보다는 그립 변환도 쉽고 무게가 가벼워 상대적으로 수비에서 강점을 보였다. 

 

배드민턴 경기에서 공격, 수비도 중요하지만 랠리가 진행되면서 실수하지 않는 것도 상당히 중요해 동호회 경기에서 실수만 안 하면 우승도 할 수 있다는 말이 괜스레 나오는 말은 아니었다. 

 

또한 배드민턴 클럽 내 실력과 전국대회에 출전해 발휘되는 실력이 천차만별이라서 클럽 내에서 하는 정도만 실력이 발휘되면 전국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이야기도 단골로 자주 회자되곤 하였다. 

 

아쉽게도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배드민턴라켓과의 인연은 멈춰서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실내에서 배드민턴 게임을 할 수도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 동호인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렇게까지 배드민턴 경기를 하고 싶진 않았다. 

 

오랫동안 배드민턴라켓을 손아귀에서 놓아 열정이 식었을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배드민턴 경기는 비교적 격렬한 운동이라서 호흡이 무척 중요하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에도 랠리로 인해 호흡이 버거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랠리를 이어나가면 몇 배는 더 호흡이 불안정해질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자칫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는 가능성도 있어 건강을 생각하고 몸을 사리는 측면을 조금 더 고려하였다.

 

배드민턴 경기를 하다가 동호인 본인의 부주의나 과욕, 다툼, 경쟁심, 불의의 사고 등으로 인해 중간에 운동을 그만 경우를 여러 차례 보았다. 이러한 사례는 본인의 건강과 재미를 위해 시작했던 배드민턴이 한순간 원한의 스포츠로 전락해 버리는 경우이다.

 

그래서 배드민턴 클럽에 입문자가 등록하면 나는 항상 운동 전이나 운동 후에 반드시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두라고 얘기해 주고 가능하면 스포츠 고글도 가급적 착용하라고 조언해준다.

 

이전부터 배드민턴 경기에서 스포츠 고글은 필수라 생각했지만 착용하는 사례는 거의 목격하지 못했다. 배드민턴 셔틀콕의 순간 시속이 300km에 육박하기 때문에 자칫 눈에라도 맞으면 실명을 할 수도 있다.

 

몇 년 전 클럽 내 동호인 중 한 분도 경기 중 셔틀콕을 눈에 맞아 실명을 할뻔한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크게 다치시진 않았지만 이 사고 후에 이 동호인분은 배드민턴을 그만두셨다. 

 

배드민턴라켓을 2년 가까이 손에서 놓아서 그런지 감이 예전같지 않다. 이제는 다른 스포츠를 고려해봐야 할 듯하다. 무엇을 하면 좋을까? 하루빨리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종식되고 왕래가 자유로운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려본다.

 

 

그동안 함께한 배드민턴라켓 우승과 준우승의 부상으로 받은 라켓부터 입문 초기부터 사용한 라켓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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