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품이 되어버린 양주
군 복무 시절 연말이나 명절을 앞두게 되면 군내 애주가들 사이에서는 지인들에게 기념품이나 기념 선물로 줄 양주, 맥주, 소주 등의 군납 면세주 확보 경쟁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펼쳐진다.
그 시절 군인들에게는 장교, 부사관, 병사 신분별로 매년 구입할 수 있는 양주, 맥주, 소주 등의 군납 면세주 구입 할당량이 있다.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군인에게는 면세주류 구입 혜택이 크게 매력이 없는 제도였지만 군내 애주가들 사이에서는 면세주류 구입 제도가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매력적인 제도였다.
초임 하사들에게는 주류 할당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부모님이나 주위 친지분들에게 기념품이나 기념선물로 드리고 싶어도 양주 한 두 병 정도만 사면 더 이상의 양주를 구입할 수 없었다.
그래서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그리고 평소 가까이 지내는 선임이나 친분있는 위관장교들에게 개인 면세주류 할당량을 나눔 할 수 없는지 부탁을 하곤 하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본인의 연간 면세주 할당량을 다른 사람이 구입할 수 있던 시기였다. 그래서 비애주가였던 필자는 연말이나 명절을 코앞에 두고 면세주 할당량을 선심 쓰듯 주위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나눔을 하였다.
평소 술을 거의 마시는 않았던 나도 언젠가부터 면세주류를 사지 않으면 괜스레 손해를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가끔씩 면세 양주를 한 두 병씩 사놓았지만 결국 거의 대부분 주위 사람들에게 기념품으로 나누어 주었다.
전역 무렵에도 기념품으로 면세 양주를 구입해 놓았는데 벌써 수년째 씽크대 한쪽에서 애주가 주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몇 해전 애주가 지인이 방문을 해서 꼬냑과 양주를 가져가라고 얘기를 했지만 본인은 소주와 맥주를 선호한다며 결국 가져가질 않았다.
앞으로 저 기념품 양주의 앞날은 아마도 계속 씽크대 한쪽에서 기념품 양주로서의 위용을 뽐내거나 아니면 요리에 응용될 듯싶다. 프랑스 해물요리에 꼬냑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레시피를 한번 알아봐야겠다.
기념품 양주로 전락한 꼬냑과 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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