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나무 내복 탈의(ft. 보온재 제거)
완연한 봄이지만 한낮 기온은 초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햇살이 따갑고 눈부시다. 연일 따뜻한 기온을 유지하고 있어서인지 과수원의 복숭아 나무 꽃도 어느새 만개하였다.
복숭아꽃을 일명 복사꽃이라고도 한다. 이맘때 즈음이면 만개한 복숭아 나무 꽃들을 우선 솎아줘야 해서 과수 농가의 농번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더불어 추운 겨울을 이겨낸 복숭아 나무의 내복을 탈의해 줘야 한다. 일명 보온재 제거 작업이다. 동해 예방을 위해 겨울이 오기 전 복숭아 나무 줄기에 압박붕대처럼 생긴 보온재를 둘둘 감아준다.
우리는 이것을 일컬어 복숭아 나무 내복이라 칭한다. 보온재가 없으면 보온재를 대신해 마른 볏짚을 이용해 나무줄기를 에워싸 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듬해 꽃샘추위가 지날 무렵에 복숭아 나무 내복을 하나둘씩 제거해준다. 복숭아 나무 보온재를 둘둘 감아주는 작업보다 오히려 제거하는 작업이 훨씬 더 손이 많이 간다.
그래서 일손이 모자라면 꼬박 하루 정도를 복숭아 나무 내복 제거 작업에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래도 이 보온재 덕분에 정말로 추웠던 지난해 겨울 추위를 잘 이겨내 다행히 동해를 입은 복숭아 나무는 단 한 그루도 없었다.
과수원에 복숭아 꽃이 만개하였다.
예쁜 꽃 구경도 잠시, 곧바로 복숭아 나무 내복 제거 작업을 시작해야 했다.
산비탈에 머위가 풍년이었다.
일일이 손으로 하나하나 보온재를 풀어야했다. 다행히 보온재 내복에 구멍이나 상처가 없어서 다행이었다.
얘들아, 올 겨울에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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